國立故宮博物院 National Palac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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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의 첫 눈(江行初雪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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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 남당(五代 南唐)    조간(趙幹, 10세기에 활동)
강변의 첫 눈(江行初雪圖)
두루마리(卷), 비단에 수묵 채색, 25.9 x 376.5 cm
 
강변의 첫 눈’은 산수와 인물이 똑같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화폭을 펼치면 먼저 남당(南唐) 후주(後主, 왕조의 마지막 임금을 지칭함)였던 이욱(李煜, 937-978)이 쓴 “강변의 첫 눈, 남당 한림도화원 학생(학생: 한림원 관직 명칭) 조간 작품(江行初雪南唐學生趙幹狀)”이란 글이 있는데, 바로 이 열 한 개의 글자로 이 작품의 주제와 작가를 알 수 있다.


조간(趙幹)은 강소(江蘇)성 강녕(江寧)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강남 지방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가 그린 산수화는 대부분 강남의 풍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화면의 구도 배치가 탁월하다. ‘강변의 첫 눈’은 긴 두루마리 형식으로 강변에 사는 어부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으로, 흰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날 강에서 일하는 어부의 수고로움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강 언덕에는 나그네들이 길게 뻗어있는 앙상한 나무 사이로, 눈 덮인 둑길을 지나고 있는데 일행들과 나귀의 모습에서 추운 겨울 여행의 어려움이 드러나 있다. 화법을 살펴보면 먼저 연한 묵으로 전체 화폭을 적신 뒤, 흰 가루를 뿌려 눈내리는 풍경을 표현했다. 추운 겨울 숲 속 마른 나무들의 윤곽선은 붓의 중봉(中鋒)의 둥근 필체를 사용하여 굽은 쇠처럼 단단하게 그리고 있으며, 나무 줄기는 마른 붓질로 선염하여 묘사되어 있는데 그 방법이 후대에 산을 그릴 때 사용하는 준법(皴法)과 비슷하여 입체감이 있다. 갈대꽃은 적갈색 먹에 가루를 뭍혀 점을 찍어 한 번에 그려낸 것으로 매우 창의적이다. 준법을 사용하지 않고 작은 구릉과 둔덕을 옅은 먹으로 칠해서 표현한 것은 후대 화가들의 그림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독특한 점이다. 그림에는 인장이 많이 찍혀있는데, 이런 인장들을 통해 이 그림이 송, 원, 명, 청까지 1 천 년 세월 동안, 여러 왕조의 황실과 개인에 소장되었던 명작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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