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立故宮博物院 National Palac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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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지나는 여행자(谿山行旅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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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宋)    범관(范寬, 10세기에서 11세기 초 활동)
계곡을 지나는 여행자(谿山行旅圖)
족자(軸), 비단에 엷은 채색, 206.3 x 103.3 cm
 
범관(范寬)은 섬서(陜西)성 화원(華原)(오늘날 요현(耀縣))사람으로 수도인 개봉(開封)과 낙양(洛陽) 일대를 자주 왕래하였다. 성품이 관대하고 후덕했으며 행동거지가 솔직하고 술을 즐겼다고 한다. 산수화에 뛰어났는데 처음에 오대(五代, 907~960)산동(山東)의 화가 이성(李成)의 그림을 배웠으나 훗날 깨달음을 얻고 나서 “옛 사람들(前人)의 방법은 사물을 가까이하여 관찰해서 취하지 않은 것이 없다. 사람을 스승으로 삼는 것보다는 사물(物)을 스승으로 삼는 것만 못하고, 사물(物)을 스승으로 삼는 것보다는 마음(心)을 스승으로 삼는 것만 못하다. (前人之法,未嘗不近取諸物,吾與其師於人者,未若師諸物也;吾與其師於物者,未若師諸心.)” 라는 말을 남기고 화산(華山)에 은거하면서 산과 숲 속에서 연기와 구름이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 비바람이 치는 것과 해가 개이는 모습, 또 비바람이 거치는 모습 등 여러 가지 변화하는 형용하기 어려운 풍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산의 모습을 그리는데 뛰어나다(善與山傳神)”라며 크게 칭송하였는데 이 그림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범관의 유일한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높고 큰 산이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산머리는 관목이 빽빽하게 자라 마치 그 형태가 버섯과도 같으며, 양 옆으로 큰 산을 수행하듯 높은 산이 둘러싸여 있다. 누각 건물이 숲 사이로 살짝 드러나 보이고 작은 언덕과 바위 사이로 등에 짐을 싣고 가는 한 무리의 행렬이 분주히 길을 재촉하고 있다. 현악기의 줄과 같이 가느다란 폭포는 수직으로 흘러내리고 계곡물 소리가 메아리 치는 듯 경물의 묘사가 지극히 웅장하면서 사실적이다. 그림 전체의 산과 돌은 빗방울 같이 빽빽한 묵 흔적과 톱날과 같은 암석의 주름 문양으로 산석의 소박하면서 중후하고 고아하고 힘이 있는 느낌을 그려내고 있다. 화폭 오른쪽 모서리의 나무 그늘 사이에「范寬」이라는 두 글자의 서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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