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 소한신(蘇漢臣, 12세기 중반에 활동) 가을날 정원에서 노는 아이들(秋庭戲嬰圖) 족자(軸), 비단에 채색, 197.5x 108.7cm
소한신은 북송 말 변량(汴梁) 사람으로 정강(靖康)의 변 이후, 송황실을 따라서 전당(錢塘)으로 옮겨와 살았다. 자세한 생졸연도는 고증할 수 없지만 대략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중반까지 활동하였다. 초기에는 민간 화공이었다가 선화(宣和) 연간 휘종(徽宗)의 궁정 화원(畫院)에 뽑혀 들어갔다. 불상과 인물화에 뛰어났으며 특히 어린이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그림은 정원에 놓여진 작은 둥근 의자 주위에서 정신없이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누나와 동생을 그리고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또 둥근 의자 하나가 있고 풀밭 위에는 회전판과 모형 불탑, 바라 등 정교한 완구가 놓여있다. 배경 부분에는 커다란 죽순 모양의 태호석(太湖石)이 높이 서있고 견고하게 우뚝 선 태호석 주위를 활짝 핀 부용과 소국이 에워싸고 있어 태호석의 강한 기운을 누그러뜨리면서 가을이라는 계절감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그림 안의 누나와 동생 두 사람이 가지고 놀고 있는 대추는 중국 북방의 작물로 당시 양자강이남에서는 생산이 되지 않던 것이다. 지극히 세밀하고 사실적인 그림의 묘사는 북송 말기 궁정 화원의 특징에 부합하며, 이러한 단서를 근거로 볼 때 이 작품은 휘종의 선화화원(宣和畫院) 시기에 완성된 것으로 생각된다.